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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 철길이 금싸라기 만든다

장항선 철길이 금싸라기 만든다

천안은 수도권 신도시나 다름없다
천안은 역사적으로 1,000년 동안 교통의 요충지였다. 천안시는 고려시대 때부터 교통과 교역의 요충지로 천안부(天安府)로 불렸다. 동쪽으로 충북 진천, 북쪽으로 경기 안성·평택, 남쪽으로 행복도시(세종시)로 부상하는 연기군과 공주군, 서쪽으로는 서해안을 끼고 있는 충남 아산시가 있다.
우리나라 민요에 등장하는 [천안삼거리]는 교통요충지였던 천안의 지리적 특성을 잘 반영한다. 경상도 지역으로 가는 진천로와 전라도 지역으로 가는 공주로 갈리는 분기점이 바로 유명한 ‘능수버들 천안삼거리’다. 오늘날 천안은 철도 경부선과 전라·호남선이 남북으로, 장항선이 동서로 지난다. 경부국도와 경부고속도로가 달리고, 대전광역시 방면의 도로가 교차한다.
KTX 고속열차로 서울~천안 39분, 전철로 서울역~천안역 116분 거리의 천안은 이제 수도권 신도시와 다름없다.


“대학생들이 천안 물가를 올려놓았다”
천안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두정역은 천안역 직전이다. 두정역 인근에만 6개 대학이 몰려 있다. 서울에서 통학하는 대학생들이 천안을 바꾸고 있다. 어느 택시 기사는 “대학생들이 천안 물가를 올려놓았다.”고 푸념할 정도다. 두정역은 서울의 2호선 신촌역이다. 이제 천안 사람들은 천안을 수도권이라고 한다.
천안은 대학도시이다. 천안시에는 호서대학교와 단국대·상명대 천안캠퍼스 등 모두 10개의 4년제 대학교와 2~3년제 대학교 3곳 등 모두 13개의 대학이 들어서 있다.
대학의 증가 외에도, 곳곳에 아파트 단지와 공장도 들어서고 있다. 첨단기업의 잇단 이전과 고속철도, 수도권 전철 개통 등이 그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하철 천안역 이용자만 하루 4만3천명이나 된다. 거리에는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전철을 이용한 수도권 주민들의 왕래도 활발하다.
천안의 인구는 최근 몇 년 새 급증했다. 인구증가율은 전국 2위다. 아산 탕정지구 개발이 천안 개발에 불을 댕겼다. 차항동에 삼성전자 같은 굵직한 기업이 들어왔다. 탕정지구와 천안·아산역은 직선거리로 4㎞이다. 기업 이전 등에 탄력을 받아 인구가 늘기 시작하면서 2004년에는 인구 50만 명을 단번에 돌파했다.
인구수로만 따져보면 천안은 전국 234개 기초 자치단체 중 12번째다. 인구 증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6년 11월 말 현재 천안에 주민등록을 갖고 있는 인구는 모두 52만 8천여 명. 인구 50만 명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2만 8천여 명이 늘어난 셈이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시 예산도 1조원을 넘어 전국 기초단체 중 세 번째를 기록했다
상인들도 몰린다. 상인들은 얼마나 사람 왕래가 많은지를 보고 장사를 한다.
유흥가 밀집지역인 두정동 상업용지 땅값은 불과 몇 년 사이에 3~4배 급등했다. 1999년 평당 분양가가 6백만~8백만 원이었으나 2002년부터 유흥업소들이 모이기 시작해 최근에는 평당 2천만~3천만 원을 웃돌고 있다. 백화점이 들어서 있는 신부동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은 상업지역이 평당 1억원을 줘도 매물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05년 천안시청 신청사가 이전한 불당동 지역은 아산 탕정면과 인접해 있어 하루가 다르게 도시 모습이 변하고 있다. 삼성전자 LCD와 같은 대형 사업장의 천안 이전과 KTX 개통(2004년)·수도권 전철 개통(2005년) 운행 등이 지역발전의 초석이 됐다. 행정도시(세종시) 건설과 같은 부동산 주변요인 역시 천안지역의 동반상승을 이끌고 있다.

아파트값은 상대적으로 싸다
천안에서 서울 대치동 논술학원까지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KTX를 타고 서울역까지 간 다음 대중교통으로 이동한다. 편도 1시간 20분 정도 걸리지만 수업 내용도 예·복습하면서 오갈 수 있어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러 천안역에서 전철을 이용해 노량진에 있는 학원을 다니는 사람도 있다. 서울과 천안을 오가는 전철을 이용하면 서울 인접도시와 소요시간이 별 차이가 없다. 이제 천안은 ‘서울시 천안구’라는 우스개 말이 있다.
천안이 급변하고 있는 데는 KTX와 수도권 전철의 영향이 크다. 2004년 KTX 개통에 이어 지난해 1월 병점~천안을 잇는 전철 1호선 개통은 천안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전철역 개통은 예상보다 파급효과가 컸다. 서울역~천안역 요금은 2,300원에 불과하다. 교통비도 일산이나 분당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천안은 서울 인근의 신도시와 다를 바 없다.
관광객도 늘었다. 1만 원만 있으면 막걸리 한 잔에 순대국밥까지 먹고 관광도 할 수 있는 관광코스는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 인근에 온양온천, 독립기념관 등 볼거리가 많다.
부동산값이 만만치 않게 올랐지만 아파트값은 상대적으로 싸다. 지난 3년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4.4%에 불과했다. 강남 11개구가 32.2%, 전국 평균은 13.9%이다. 천안시가 분양가 상한제를 고집, 아파트값을 잡았기 때문이다. 올해 천안시가 아파트업체에 제시한 분양가는 평당 6백55만원이었다.
천안시에는 탄탄한 기업들이 많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코닝, 삼성전관 등 대기업이 천안시 차암동과 인접한 아산시 대방동에 잇따라 들어섰다. 대기업과 함께 형성된 수백 곳의 협력사들도 지역경제에 큰 바람을 일으켰다. 게다가 행복도시(세종시)가 들어서는 충남 연기군과 맞닿아 있다. 행복도시(세종시)가 완성되더라도 인프라를 다 갖추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인프라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천안이 행복도시(세종시) 인구를 흡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장항선 주변 사람들도 수도권 통근이 가능해진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충남 서해안 지역 주민들이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KTX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KTX 천안아산역에서 일반열차로 갈아탈 수 있는 장항선 환승역(신설 아산역)이 2007년 3월 30일 개통되었다. 환승역은 장항선 천안역~온양온천역 간 사업의 일환으로 신설되는 역이다. 또한 충남 장항, 홍성, 예산 주민들이 일반열차를 이용, 이 환승역에서 고속철도를 환승할 수 있어 약 1시간 정도면 수도권 통근이 가능해진다.
천안역~온양온천역 간 사업은 우선 2007년 3월 30일 단선으로 조기 개통되고, 완전 개통은 2008년 말에 이뤄진다. 복선 전철화 공사가 완료되는 2008년 말에는 현재 천안까지만 운행되는 수도권 전철이 신창역까지 연장 운행된다. 이 지역 주민들의 수도권 이동이 빠르고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천안~온양 지역과 더불어 충청남도 서해안권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다.
앞으로 장항선은 군산선과 연결되어 익산까지 연장되고, 장항선 철길은 계속 금싸라기를 만들 것이다. 번쩍인다고 다 금은 아니라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