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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원부는 도깨비방망이다

[농지원부]는 도깨비방망이다

어떤 조개 장수가 조개를 팔았다. 조개를 산 사람이 집에 가서 조개를 삶아 먹으려다 조개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였다. 이 조개 속에서 나온 진주의 주인은 누구일까? 조개 장수는 이 진주조개를 돌려 달라 할 수 있을까?

[한미FTA]는 살판이다
[한미FTA]가 타결되었음에도 국내외가 아직 소란스럽다. 특히 [한미FTA]로 인해 우리 농민과 농촌이 다 죽게 되었다고 난리이다. 과연, 그럴까? 나는 [한미FTA]로 인해 앞으로 우리나라 농민과 농촌은 살판이 났다고 보는 사람이다.
당연히 ‘왜’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앞으로 도시의 남아도는 자금과 인력이 농촌으로 밀려들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자리로 농지를 낙찰받다
2007년 여름, 전원주택을 지을 만한 땅을 하나 경매로 사고 싶다며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광주광역시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인근 지역에서 전원주택 자리를 알아보았더니 웬만한 곳은 평당 30-50만 원 이상을 호가하여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주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화순 지역에 있는 농지 약 150평을 500,000원에 낙찰 받았다. 그리고 현재 4차선 확장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는 대로변에서 30미터 정도 떨어진 농지 약 150평을 1,500,000원에 낙찰 받았다. 둘을 합쳐 약 300평에 200만 원 정도가 들어간 셈이다.
전원주택 지을 자리를 찾는다면서 왜 농지를 낙찰 받았느냐고 다들 의아해 하였다. 물론 집은 대지에다 짓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다들 의아해 하는 걸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농지원부를 만든다
농지를 경매로 낙찰 받으면 낙찰(매각)허가결정일 이전에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해당 경매계에 제출해야 한다. 그 절차는 입찰기일에 경매진행 집행관이 상세히 안내 겸 설명을 해준다.
경매 잔금을 납부한 후에는 실제 농사를 지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과 농지법은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지는 자경(自耕)하도록 되어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법적 제재가 뒤따른다. 여기서 자경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부를 사서 농사를 짓는 것도 자경으로 인정한다.
흔히 농사라 하면 논에서는 쌀농사를 연상한다. 밭에서는 콩 등 곡물을 심는 것만을 농사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논에다 벼 대신 마늘 등을 심는 것도 농사이고, 밭에다는 호박. 깻잎. 두릅나무 등을 심어 놓고 경작하는 것도 농사로 인정한다. 도회지에 거주하면서 인접 시.군에 있는 농지에다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은 가능한 한 일손이 덜 가는 품목을 고르면 수월하다. 호박, 깻잎 등은 한번 심어두면 거의 일손이 가지 않으므로 가을에 가서 추수만 하면 될 것이다. 1,000제곱미터 이상의 농지(논. 밭. 과수원)를 소유하면서 이렇게 1년 이상 농사를 지으면 [농지원부]를 만들 수 있다. 농지원부는 [농민자격증]이라 할 수 있다.

농지원부는 도깨비방망이다
1,000제곱미터 이상의 농지(논, 밭, 과수원)를 1년 이상 자경하면서 농지원부를 만들어 두면 그 쓰임새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도깨비방망이] 못지않다.
우선 흔히 절대농지라고 불리는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에도 전원주택 식으로 [농업인주택]을 지을 수 있다. 농촌지역의 행정관서 어디에나 비치되어 있는 농업인주택 표준설계도 28 가지를 이용하면 다양한 평수로 농업인주택을 지을 수 있다. 전용면적 43평(헛간. 창고. 닭집. 개집은 따로 더 지을 수 있다)까지는 건축신고만으로 그리고 농지전용부담금을 안 내도 가능하다.
대지, 잡종지 등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토지 가격이 싸고 공사하기도 쉬운 농지를 활용하여 [농업인주택]을 지으면 전원주택을 마련하기가 쉬울 것이다. 농촌에 있는 농가주택(시골집)과 [농업인주택]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요즘 농촌이나 도시 외곽지역에서 마치 펜션처럼 깔끔하게 지어진 주택은 대개 표준설계도를 이용하여 지은 [농업인주택]이라 보면 된다. 시공하는 자재에 따라 건축비는 다양하겠지만 농민(?)을 위해 태어난 주택이므로 [농업인주택]은 상대적으로 건축비도 저렴하다.
이것만 해도 큰 혜택이지만, 그 외에도 농지원부를 가진 사람은 농부(農夫)로 인정하기 때문에 농지전용절차 등이 한결 수월하다. 예를 들어 도시민이 경지정리가 잘 된 논에 집을 짓겠다고 하면 하늘이 두 쪽 난다 해도 건축허가가 안 나온다. 만일 농지원부를 만들어두었다면 어떨까? 농지원부가 있는 사람에게는 경지정리가 잘 된 논이라도 660제곱미터(200평)까지 건축허가는 쉽게 떨어진다.

농지원부는 임야 개발에도 적용된다
농지원부를 가지고 있으면 임야를 개발하는데도 쓸모가 많다. 임야는 보전산지와 준보전산지가 있다. 준보전산지는 특별한 규제가 없어 상대적으로 땅값이 비싸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많은 보전산지는 땅값이 싸다.
보전산지는 다시 공익용보전산지와 생산용보전산지로 구분된다. 공익용보전산지는 원칙적으로 국방, 도로개발 등에만 쓸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개발행위를 할 수 없다. 물론 틈새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생산용보전산지는 농지와 마찬가지로 농업인이나 임업인은 일정 조건하에 산지전용을 받아 농업인(임업인)주택을 지을 수 있다. 농지원부가 있으면 농업인(임업인)으로 인정하므로 통상 200평 규모의 대지 위에 건평 40평 정도의 2층 주택까지는 지을 수 있다.

농사는 사업자등록 없이 가능하다
그 외에 여기에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혜택이 농지원부에 존재한다. [농지원부]라는 테마를 머릿속에 새겨두고 시중에 나와 있는 부동산 관련 책자(특히 전원주택, 농지. 임야. 그린벨트 투자 부분)를 읽어 보라. 대한민국은 농지원부를 가진 사람들의 천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동생이 앞으로 적법절차에 따라 농지원부를 만들고 이번에 낙찰 받은 농지 위에다 농업인주택을 짓는다면 훌륭한 전원주택이 될 것이다. 그때 땅값은 얼마나 오를까? 아마 평당 30-50만 원 선이 될 것이다.
그럼 신종투기꾼이 되는 걸까? 이 농지들은 경매로 나와 10여 차례 가까이 유찰되었던 물건이다. 동생은 최저입찰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단독 입찰하였다.
농사는 판. 검사 등 공무원도 지을 수 있고, 대학교수도 지을 수 있다. 신정아씨도 동국대 교수 시절 청송농협에서 농업인 자격으로 영농자금 5천만 원을 대출받은 적이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부인도‘농사 짓는다’면서 영종도에 농지를 매입한 적이 있다. 농사는 사업자등록도 필요 없고 법으로 정해진 정년도 없어 누구나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특수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