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에 서 있는 敎會를 주목하라
역시 특정종교를 옹호하거나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남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창밖을 내다보라. 인가(人家)가 전혀 없거나 있어도 한참 떨어져 있어 신도들이 오가기가 정말 불편하게 생긴 허허벌판에 비교적 규모가 큰 교회 하나만 우뚝 서 있는 신기한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나는 그런 기괴한 모습을 볼 때마다 그 교회 목사님이 괴짜이거나 무얼 잘못 알고 실수를 한 것으로 알았다. 아니면 교회를 크게 짓고는 싶은데 마땅한 땅을 구할 돈이 없어 상대적으로 땅값이 싼 논. 밭을 이용한 것으로만 이해했다.
그러다 맨 날 고속버스를 이용하다가 몇 년 만에 남행열차를 타고 가는데 그 이상한 교회가 있던 곳을 쳐다보니까 그 기괴한 교회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규모가 엄청 큰 교회였기에 없어질 이유가 없는데 보이지 않아 눈을 크게 뜨고 이리저리 찾아보았더니, 보였다. 그 교회가 있는 주변이 그 사이 [신도시]로 변해 그 크던 교회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하, 그랬구나.’
잘은 몰라도 그 교회를 세운 목사님은 부동산투자의 달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도 어차피 사람이 하는 것 아닌가? 이해 못할 바 아니었다.
얼마 전 따뜻한 남쪽나라 대학교에서 <사회복지사업과 부동산 법률>이란 주제로 강의 요청이 있어 남행열차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정읍역]을 막 지나는데 허허벌판 쪽에 큰 교회 하나만 홀로 서 있었다.
‘아하, 역시 ...’
광주대학교에 도착하여 강의 시작에 앞서 알아보니, 수강생들은 사회복지사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앞으로 복지사업 특히 노인복지사업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했다. 강의 시간에 정읍역 인근의 이 교회를 예로 들어, 부동산 법률 이야기를 하였더니 의외로 많은 수강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만 아는 게 아니었구나.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쓰는 건 아니었나?’
“나중에 땅값도 오를 땅을 찾는 법을 알려 주세요”
강의가 끝나고 질문 시간에 “어떻게 하면 싼 땅을 구해서 사회복지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미 싼 땅을 구하는 방법을 다 가르쳐 드렸습니다. 다만 싼 땅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직설적으로 말을 안 했을 뿐입니다. 그린벨트지역이나 상수도보호구역, 보전임야(법률용어로는 保全林地)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주택을 신축하거나 영리사업 목적의 건축허가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쉬운 말로 [숯불갈비 식당이나 모텔 등]을 지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들 [돈이 안 되는 땅]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땅값이 싼 것입니다. 그런 땅을 사거나 구해서 사회복지사업을 하겠다고 신청하면 웬만하면 건축허가가 나오니 좋은 일 많이 하시라는 겁니다. 농지(논. 밭. 과수원)도 상대적으로 싸니까 그리고 약 300평(1000제곱미터)까지는 사회복지사업을 한다고 하면 농지전용도 비교적 수월하니까 싼 논. 밭을 사서 건축을 하면 됩니다.”하였더니, 그때서야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그린벨트지역의 땅값이 싸다는 것도 모르는 순진한 분들이구나.’
그래도 한 수강생이 손을 들고 또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 싼 땅도 좋지만 이왕이면 나중에 땅값도 오를만한 곳을 좀 추천해 주세요.”
‘와, 미치겠다. 그걸 알면 내가 여기 서 있겠나? ’
“좋습니다. [특급비밀]을 여기서만 공개하겠습니다. 절대 어디 가서 이 비밀을 말하거나 공개하지 마십시오.”하고, 수강생들을 쭉- 둘러보자 모두가 긴장하는 눈치다. [나중에 돈까지 되는 땅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는데 긴장 안할 사람이 있겠는가?
“허허벌판에 교회가 하나 서 있는 곳을 먼저 찾아보십시오. 그 주변 적당한 곳에다 땅을 사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사회복지사업의 계획서를 해당 시. 군청에 제출하십시오. 그 곳에 건축을 하고 그 사회복지사업을 하겠다고 하세요. 교회 신축 허가가 나오는 곳에는 모든 사회복지 사업시설 허가도 나옵니다. 바꿔 말하면 사회복지 사업시설이 가능한 곳은 종교 사업시설도 가능합니다. 교회, 사찰 등이 가능합니다.”
“...(끄덕끄덕)”
“점집이라도 불교종단에 가입하여 등록하면 사찰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이든 종교시설이든 건축물이 들어서면 그 땅은 대지 또는 종교용지로 지목이 변경되어 언젠가는 돈도 될 때가 오지 않겠습니까? 홀트아동복지재단을 벤치마킹하십시오.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는 교회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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