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랑을 여성의 시각으로 세밀하게 그려낸 영화 <아모르 포>에는 대사 하나 하나에 감정표현의 치밀함이 가득하다.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여성의 심리와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남성의 짧지만 강렬한 대화로 풀어나간다.
나디아와 다리우스의 사랑이 무르익어갈 때, 사랑한다는 말 대신 프러포즈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내가 청혼하면 뭐라고 할거야?”라고 다리우스가 묻자, 나디아는 “그냥, 청혼하지 그래?”라고 답한다. 사랑에 확신을 보이지 못하는 감정보다는 상대방의 의사에 더 신중한 남성과 감정에 순순하게 순응하기를 바라는 여성의 심리를 짧은 대화로 감정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감독은 남성들의 뻔한 사랑의 속사임과 이기적인 무관심도 놓치지 않고 담아낸다.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후 방황하는 나디아가 “나 애 낳기 싫어.”라고 말하자, 다리우스는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뻔해서 더 얄미운 한마디를 내던진다. “우리들 사랑의 결실인데.” 라고.
남자들의 무책임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임신으로 인해 심신으로 방황을 하는 나디아에게 다리우스는 본인의 욕망만 채울 뿐 나디아의 고민은 완전 무시해 버린다. “우리 이제 어떻게 하지? 어쩔거야. 다리우스?”라고 애절하게 말하는 나디아를 한 방에 일축해버리는 다리우스의 한마디.
“어서 자!”. 이처럼 펠리치타스 콘 감독은 두 남녀의 사랑이 절정일 때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복잡하게 내뱉는 남성과 단순하게 감정의 순리에 따라가는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또한, 중요한 순간에 책임을 회피해 버리는 남성들의 이기적인 사랑과 모든 걸 감당해내야 하는 여성의 심리를 사실적이고 직설적이지만 간단명료하게 담아낸다.
강렬한 정사장면과 담백하면서 예리한 대사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펠리치타스 콘 감독의 <아모르 포>는 강렬한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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