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도 로또 된다

[시골집]도 로또 된다

맹장 수술을 마친 의사와 환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환자 : “맹장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서 그것 없이도 까딱없다죠?”

의사 :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테지만, 우리에게는 그렇지가 않아요. 밥줄이거든요.”

“..............”

똑같은 물건을 놓고도 어떤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밥줄일 수 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무용지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로또가 될 수 있는 물건을 주목해야 한다. 시골집을 보면 그런 사례를 볼 수 있다.

시골집도 이젠 도시 은퇴자들이 몰리고 있어 재테크의 수단으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충청남도는 시. 군들이 도시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전원마을 조성에 나서고 있다. 금산군은 제원면 천내리 47만여 제곱미터에 500가구를 수용하는 대규모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서천군도 판교면에 3만여 제곱미터 부지에 10억원을 들여 은퇴자들을 위한 친환경 전원마을을 조성한다. 청양군도 대치면 칠갑산 기슭 2만 6천여 제곱미터에 30가구 규모로 황토마을을 조성한다. 서산시는 운산면 고풍저수지 주변에 117억원을 들여 예술인 창작마을을 만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행복도시 건설로 주목되는 연기군과 공주시도 조치원읍 봉산리와 서면 월하리 일원, 반포면 도남리 금강변에 대규모 전원마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행복도시(世宗市) 건설로 인해 이주해야 하는 주민들을 타 시. 군 지역으로 빼앗기지 않으려는 고육지책까지 담은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경매물건 검색 사이트를 점검하다가 시골 두꺼비집을 발견했다. 아산시 둔포면 현장으로, 땅굴을 파서라도 답사하겠다는 각오로 나갔다.

아산시 둔포면은 72만여 평의 둔포산업단지 조성이 승인되어 있다. 2006년 9월에 착공하여 2009년 완공할 예정인데다가 삼성전자가 입주한 탕정지구와 10분 거리이다. 경기도 평택과 경계선에 있어 아산(평택)항과 더불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다.

현장답사를 한 결과 시골집과 대지, 텃밭 등이 한꺼번에 일괄경매로 나온 거였다. 사연인 즉 박순진씨가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서울보증보험에서 증권을 끊어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부도가 났다.

서울보증보험은 5500만원의 채권 확보를 나서는 과정에서 박순진씨 명의로는 아무런 부동산이 없지만 마침 박씨의 부친이 최근에 사망한 사실을 알아냈다. 부친 명의로 시골에 집과 대지, 전. 답이 꽤 있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하여 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은 모든 상속자들 명의로 공유지분으로 상속대위등기를 한 후 바로 박순진씨 지분 1/4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한 것이다.

이런 경우 박순진씨만 사업이 부도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생리상 친인척들까지 알게 모르게 박씨의 사업에 연대보증 등으로 올인 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분 경매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지분 경매야 말로 로또가 될 수 있다. 지분이란 쉽게 말해 누군가와 공동으로 소유할 때 나누어 가지는 몫이다.

지분 경매는 로또가 될 확률이 높다
지분경매를 기피하는 이유가 다른 공유자들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는 것, 그래서 다른 공유자가 우선매수청구를 하면 애써 이룬 낙찰이 도루묵이 될 위험이 있다. 또 지분을 낙찰 받더라도 다른 공유자(들)와 협의가 잘 안되면 소유권 행사에 지장을 받는다는 고정관념이 뿌리박혀 있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면 [공유자우선매수권]은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분으로 강제경매가 나올 정도면 그 친인척들도 형편이 비슷하다. 지분 경매가 유찰을 거듭하면 우선매수신청은 없다고 봐도 된다.

지분 경매는 다른 공유자들 때문에 소유권행사에 불편이 많을 거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나중에 [공유물분할 소송]을 통해 지분을 나눌 수도 있다. 논. 밭이라면 가을에 수확물의 일부를 토지임대료 조로 받을 수도 있다.

둔포면의 박순진씨 지분은 1/4이었다. 토지만 따져도 대지, 텃밭을 합쳐 총 7천여 제곱미터(약 2,117평)인데 그 중 1/4이니 1750제곱미터(약 530평)가 박순진씨 지분이 된다. 박순진씨 지분의 법원감정가는 6천만 원이다. 그러면 공유자 지분을 다 합친 7천 제곱미터의 감정가는 2억 4천만 원 선이란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순진씨 지분은 지분경매 물건의 속성상 유찰을 거듭하여 1400만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이번에도 누가 들어올 위험은 없지만 안전하게 1700만원을 쓰기로 했다. 그렇다고 1700만원을 쓰면 안 된다. 항상 끝자리를 잘 써야한다. 혹시라도 경쟁자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17,112,100원을 썼다. 낙찰이다.

경매 물건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충청권에서 지분경매가 좋은 이유는 또 있다. 충청도로 수도를 옮긴다는 계획이 공론화되면서, 충청권 특히 충남지역은 거의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그래서 거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행정기관들이 눈을 부릅뜨고 투기꾼인지 지켜보고 있어서다.

그런데 법원의 경매절차를 통하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전매제한(2-5년)도 적용받지 않는다. 그래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경매로 나온 땅만 낙찰 받으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 로또 당첨보다 훨씬 쉬운 재테크이기 때문이다.

맹장처럼 무용지물(無用之物)로 보이는 시골집도 로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현황도로내기 전략]을 쓰면 더욱 수익률이 치솟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