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 국제정책대학원 조만 교수, 금융공사 평생금융교실에서 주장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주택금융시장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변동금리 일변도의 주택대출 ‘쏠림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조만 교수는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관한 ‘평생금융교실’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흥망과 교훈”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는 변동금리대출(ARM), 특히 2년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대출이 급증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한 뒤 “한국도 변동금리대출의 과다한 쏠림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3.7% 수준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장기고정금리대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이어 “우량 주택대출시장의 발전을 이끌어온 미국 정부 지원 유동화기관(패니매, 프레디맥, 지니매)의 역할을 거울삼아 한국도 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주택금융시장의 안전하고 건전한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주택대출의 신용보완을 위한 모기지 보증보험도 민간 회사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공공 보증보험을 제공하는 것이 모기지시장의 발전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주택구입 용이도와 시장의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미국·캐나다·홍콩 등에 일반화된 선진적인 공공 보증보험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서브프라임사태가 미국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위험요인으로 △원리금 상환조건 재조정 △ 미국 주택가격 하락 △ 프라임 모기지 시장으로의 위험전이 등을 꼽았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공급이 집중된 2006년 대출의 원리금상환조정이 올해 대량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차입자의 상환부담이 커져 연체율과 대손율이 올라갈 수 있다”며 “지난 10년간 큰 폭으로 상승한 미국 주택가격이 지난해 이미 8% 하락했고, 20~30%의 조정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주택시장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교수는 특히 “연체율 및 신용손실의 상승이 미국 전체 모기지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프라임모기지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이미 그런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 모기지시장에서 부도율이 올라가고 차압된 주택이 할인된 가격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미국 주택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국 경기는 더욱 깊은 침체국면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흥망과 교훈
(조만, KDI 국제정책대학원; 2008년 3월 6일)
-- 한국주택금융공사 제1차 평생금융교실 개최
● 주택금융공사는 3월 6일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흥망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KDI국제정책대학원의 조만 교수를 강사로 초빙하여 강연회를 가졌다. 조 교수는 서브프라임 시장이 2003년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게 된 배경과 2007년 초부터 빠른 속도로 소멸하게 된 이유, 프라임시장과 서브프라임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동화상품 간의 차이점, 그리고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기지시장에 주는 교훈 등에 대해서 최근의 논문을 기초로 발표하였다.
-- 미국 비우량 모기지사태의 3대 위험요인
● 향후 서브프라임사태가 미국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조 교수는 세 가지 주요 위험요인을 지적하였다. 첫 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가장 많이 발행되었던 2006년 대출의 원리금상환조정이 올해 대량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차입자의 상환부담이 커지고 연체율 및 부도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였다. 특히, 변동률모기지가 주종인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약 150만여 건에 대한 상환조건이 2008년 중에 재조정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는 이자율 동결, 다른 상품으로의 재융자 유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 둘 째, 지난 10년간에 걸쳐 큰 폭으로 상승하였던 미국 주택가격이 향후 얼마나 지속적으로, 그리고 얼마나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인가가 또 하나의 위험요인임을 지적하였다. Standard & Poors에 의해 발행되는 Case-Shiller주택가격지수에 의하면 2006년 말부터 1년 동안 미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이미 8퍼센트 하락하였고, 전문가들은 미국 전역에 걸쳐 총 20-30퍼센트의 조정이 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이 번 주택시장의 침체는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악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무엇보다 미국 전체경제에서의 비중이 70퍼센트가 넘는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우리나라와 같이 대미수출이 많은 나라는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 마지막으로, 연체율 및 신용손실의 상승이 미국 전체 모기지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프라임모기지 시장으로 번지게 될 우려인데, 이에 대한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 한 예로 2차 모기지시장에서 유동화를 담당하는 기관인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관리하는 모기지 자산으로 부터 신용손실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음을 최근 보고하였으며, Alt-A와 같은 일종의 ‘묻지마 대출’ 관행이 서브프라임 시장뿐만 아니라 프라임 시장에서도 지난 몇 년간 그 규모가 커 진 것에 그 원인이 있었다고 분석하였다. 이와 같이 미국 전체 모기지시장에서 부도율이 높아지고 차압된 주택이 할인된 가격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미국 주택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국 경기는 더욱 깊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 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 우리나라 주택금융시장에 대한 시사점
● 조만 교수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우리나라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 서브프라임 사태는 변동금리대출(ARM), 특히 “2/28 ARM"과 같이 2년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대출이 급증한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한국도 변동금리대출로의 과다한 쏠림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하였다. 둘째, 조 교수는 미국의 모기지 시장과 MBS시장을 지탱해 온 것은 장기 고정금리 우량(프라임) 주택대출시장의 발전을 이끌어온 3개의 정부관련 유동화기관(패니매, 프레디맥, 지니매)이므로 한국도 주택금융공사의 역할을 활성화하여 우량 모기지상품의 유동화를 통한 주택금융시장의 안전하고 건전한 육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셋째, 모기지 보증보험도 민간 회사에만 맡기지 말고 미국, 캐나다, 홍콩 등 다수 국가의 사례를 참고하여 정부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공공 보증보험도 제공하는 것이 모기지시장의 발전 초기에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주택구입용이도와 시장의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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