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arNews

2008 이프 안티 페스티벌 10주년 기념행사

모두 누군가의 딸들인 일곱 여자들이 산으로 갔다. 산지기 아저씨는 없었고 우린 드라큐라 백작이 마시는 피처럼 붉은 포도주를 마셨다. 죽은 남자들이 밤새도록 무서운 바람을 일으키며 우리의 방을 달궜다.

밤이면 그 남자들이 무리지어 울며 무시무시한 바람을 일으킨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풀리지 않은 역사를. 재로 사그라들고 만 꿈을 비통해하며 슬프게 운다. …술에 취한 듯 울고, 마시고 다시 울며, 끝나버린 인생을. 좌절된 꿈을, 비통해하며 또 운다.

그래도 아침은 왔다. 어린 딸 희수는 봄을 낳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는 들판을 고운 나비처럼 팔랑팔랑 날아다니며 언 땅을 비집고 나온 봄나물을 캤다.

‘엄마, 바구니에 담아놓은 꽃다지가 없어졌어요.‘
‘땅에서 나온 것은 사라지지 않는단다. 어딘가 있을 거야. 찾아보면 나올 거야.‘

난 밤새도록 온 산을 울게 만든 죽은 남자들이 무서워 죽을 것만 같았다. 엄마 같은 엄지공주가 덜덜 떠는 날 숨기고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외쳤다.

“지구 끝까지 지켜줄게!”

누군가의 딸인 일곱 여자들과 또 우리가 낳은 네 명의 딸들, 모두 열한 명의 여자들이 함께 그 곳을 탈출했다. 굿바이, 죽은 남자들이여! 우리는 간다! 지구 끝까지(류숙렬 ‘지구 끝까지’ <외로워서> 중에서)

아버지의 집에서 어머니는 피를 뽑아 주고 살을 뜯어 주고 정신이 나가거나 병을 얻어 가마솥처럼 시커멓고 뜨거워진 가슴을 털어내고 쓸어내리며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갔습니다. 그리고 역사가 된 어머니는 한 번도 명명되지 못한 채 단지 ‘위대한 모성’이란 집단의 이름으로 불리었습니다. ‘위대한 모성’은 자기애에 가득 찬 ‘그들’을 위로하고 다양할 수 있는 모성의 가능성과 모성의 역사 그 자체를 박탈하였습니다.
 
이프에서는 지난 안티 10년을 되돌아보며 여성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복원하고자 합니다. 희생이 아름답기만 한 ‘어머니’ ‘할머니’ ‘딸’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녀들의 눈물 그러나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여성역사 쓰기에 여러분의 옥고를 기다립니다.
 
원고 형식 및 분량 : 자유형식, 원고지 100매에서 300매까지 (10포인트, 줄 간격 160%)
원고 마감 : 3월 31일 (월) 오후 6시까지 도착
보내실 곳 : feminif@naver.com
* 원고에는 실명/닉네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반드시 기입해주세요.
발표 및 시상식: 4월 11일 (금)
심사위원단 : 이경자, 유숙렬, 김신명숙, 김재희, 권혁란, 제미란
수상내역 : 대상 이프상 1명 (500,000원)
장려상 3명 ‘웃자’상, ‘놀자’, ‘뒤집자 상’ (문화상품권 각 10장)
* 선정된 작품은 이프 여성경험 총서로 출간될 수 있습니다.
문의 : feminif@naver.com, 02-3676-33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