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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News/ST2013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폐막

 

 

[스타투데이 뉴스팀]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화두와 담론을 창출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59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24개국 총 328명(국내 258명, 국외 70명) 디자이너가 참여해 600여 점을 선보였다. 9월 6일 개막해 59일 간 22만 명(3일 기준 잠정 집계)의 관람객을 맞이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개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다. 한류스타 보아가 로고송을 부르고 유노윤호가 명예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여느 해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다가섰다는 평가다.

 

전시 측면에서는 미학적 개념보다는 편안하고 재미있는 디자인 작품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꾀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가족단위 관객과 실버세대 관람객들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각 세대와 다양하게 만나는 장을 연출하였다.

 

디자인비엔날레의 특성에 맞춰 기획 단계부터 산업화에 주안점을 두면서 다양한 산업화 프로젝트가 시도된 점도 올해 행사의 차별점이다. 즉 아이디어 도출, 제작, 유통 등의 상품화 전 과정을 고려해 전시가 기획․구현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산업과 디자인의 공익적 역할이 올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광주․전남 명품 쌀을 나눠주는 ‘쌀 나눔 프로젝트’는 지역 기반 산업인 농업의 홍보 및 마케팅과 연계됨과 동시에 관람객들과의 소통 매개체로 작용했다.

 

● 일반 관람객 발길 이어져…세대 아우른 교육의 장

 

(재)광주비엔날레(이사장 강운태)에 따르면 59일 간 광주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은 22만 명(3일 기준 잠정집계)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800여 명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전시관을 찾은 셈이다.

 

올해 관람객이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비교해 다소 감소한 이유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등 국제 행사가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되면서 학생 단체 관람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서 격년제로 열리는 디자인비엔날레 보다 단발성 초대형 국제행사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견학지로 선택하면서 전체 관람객 감소를 가져왔다.

 

‘쉽고 재미있는 전시’ ‘가족 단위 문화 체험의 장’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 등 일반 관객들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세대를 아우르면서 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등 어르신들의 단체 관람도 두드러졌다. ‘콩다콩 어린이집’ ‘즐거운 에너지’ 등의 다양한 참여형 전시로 인해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문화 체험의 장이 됐으며, 중장년 세대에겐 한 웅큼의 쌀을 나눠주는 ‘쌀 나눔 프로젝트’와 5전시장 ‘농사와 디자인, 쌀가게’전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세대 간 교감의 장이 됐다.

 

건축 및 디자인 등 미술 관련 학과들의 방문도 이어지면서 명실공이 ‘교육의 장’ 역할도 톡톡히 했다. 광주예술고등학교, 부산디자인고등학교, 대전예술고등학교, 한양대 실내건축, 전남대 건축과 및 시각디자인학과, 건국대 실내디자인학과, 우석대 산업디자인과, 홍익대 미술대학원, 계원예술대 등이 다녀갔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외에 장외 사이트인 의재 미술관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동구 장동에 있는 시민 커뮤니티 공간 ‘고래집’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의재 미술관은 외지인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고래집’은 인근 푸른길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 국내외 미술계 거물급 방문…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 입증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외 문화계 관계자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지난 9월 28일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참석 차 광주를 방문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한중일 문화 부처 관계자들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했다. 중국 천주시와 일본 요코하마 등 한중일 문화도시 시장단을 비롯해 미국․중국․이탈리아․남아공․세네갈 등 각국 주한 대사, 영국 아르놀피니 미술관 관장, 루이비통 CEO, LA카운티미술관 이사 등이 포함된 미국컬렉터그룹(FOCA) 등 해외 주요 정치․문화계 인사들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았다.

 

국내 미술계와 디자인계 관계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 관장,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변영섭 문화재청장,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전시를 관람,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손영환 목포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친화적이고 친절한 전시였다”며 “지역 디자이너 발굴에 있어서도 성과가 있었으며 앞으로도 이런 참여의 장이 많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 남도 농업, 대나무, 맛 등 남도 자산 마케팅 산업화 타진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남도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인이라는 채널로 지역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조선대학교 유니버설패키지디자인센터(센터장 김남훈 교수) ‘광주․전남의 9대 명품 쌀 포장’은 광주․전남 9개 시․군 양질의 쌀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해 구매력을 향상시킨 ‘고품격 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남도 전통 소재인 담양 대나무를 친환경․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개발하고 산업화로 연계하고자 ‘광주디자인 산업화 프로젝트 Sustain RCA 디자인 워크숍’도 진행됐었다. 이에 등받이 없는 의자 등 13개 결과물이 디자인 출원 신청을 마친 상태로 상품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나무를 활용한 의자가 대량생산될 수 있게끔 적용한 4전시장 ‘대나무를 소재로 한 벤치’와 디자이너 프로모션을 위한 2전시장 ‘디자인 공모 결과전 40인의 단편’전에 선보인 작품들의 판매 문의도 잇따르면서, 신진 디자이너 발굴 및 제안된 아이디어가 상용화되게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즉 단순 전시에 그치지 않고 산업화의 채널을 열어놓은 것이다.

 

한정식과 사찰음식 등 남도 전통의 맛을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알린 것도 주요 성과로 꼽혔다. 그릇과 테이블 세팅 등에 디자인적 감각을 더하면 남도 음식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5전시장 ‘광주 맛집 테이블 세팅’에 참여한 한정식집인 귀향정의 경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남도 한정식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계승해 나간다는 운영 전략을 세웠다.

 

● 공공 디자인 영역 확장

 

평범한 택시 기사 유니폼, 거리마다 즐비한 쓰레기봉투 등 시민 사회와 가장 밀접하지만 디자인적으로 소외됐던 공공의 영역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점도 이번 전시에서 이슈가 됐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광주의 택시 기사들이 착용할 유니폼과 광주 5개구 쓰레기 봉투 디자인을 제안했으며, 현재 광주시에서 시범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광주․전남의 9대 명품 쌀 포장’도 일부 군에서 긍정적으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적 제안을 통해 공공 디자인의 범위를 확장하고 도시의 변화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 ‘쌀 나눔 프로젝트’ ‘햇빛 영화관 워크숍’ 등 이색 프로그램 호평

 

올해 행사는 디자인을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다. 친환경 먹을거리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 농산물에 대해 환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은 지역 산업과 연계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쌀 나눔 프로젝트’는 59일 행사 기간 동안 총 6만 명에게 250g(2인 가족 한 끼 기준)의 쌀 소형 패키지를 배포하면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프리미엄 호평(강진군), 수호천사 건강미(고흥군), 빛찬들쌀(광주광역시), 대숲 맑은 담양쌀(담양군), 녹차미인 보성쌀(보성군), 달마지쌀(영암군), 아르미쌀(장흥군), 나비쌀(함평군), 한눈에 반한 쌀(해남군) 등 광주·전남이 자랑하는 9개 쌀 브랜드가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알려지는 홍보 마케팅 효과까지 누렸다는 분석이다.

 

가든 디자인과 연계된 ‘농부의 빵’ 이색 체험 프로그램인 천연 발효 빵 만들기 워크숍에는 전시 기간 동안 250여 명이 참여했다. 도시의 아이들이 농사의 과정을 이해하고 친환경 먹을거리를 배운다는 측면에서 초․중학교 학생들의 체험 학습터로 각광받았다.

 

최근 디자인계의 화두인 착한 디자인을 논의하는 ‘햇빛 영화관 워크숍’도 진행되면서 호평을 받았다.

 

● 지역의 멋과 솜씨 발굴의 장

 

광주디자인센터 산업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의재 미술관에 마련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획전 ‘9월에 매화’전은 광주의 품격 있는 공예품을 개발해 선보이는 장이 됐다. 공예품 개발에서부터 판매, 유통 등이 고려되면서 ‘남도 공예의 산업화’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21여 명 공예가와 서울지역 공예가 6명이 참여해 직헌 허달재 화백의 매화 그림을 소재로 나전, 옻칠, 한복, 섬유, 색실 누비 등 다양한 공예 작품을 제작했으며 일부 작품이 인기리에 팔려나갔다. 지역 공예가인 우영희 씨의 바느질 조각보와 청사초롱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통 장르인 공예와 현대적 디자인이 접목되면서 광주 공예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했으며, 예향의 솜씨를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 ‘고래집’ 구도심 문화 활력…시민 참여 프로그램 새 지평

 

올해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나도 디자이너 : I am a carpenter’의 결과물인 ‘고래집’은 쇠락해져가는 구도심에 문화 활력을 불어넣었다.

 

광주 동구 동명동 농장다리 옆 마을의 낡은 한옥과 주변 텃밭, 푸른길 공원 공터에 50여 명 시민들이 참여해 꾸민 커뮤니티 문화공간 ‘시민 디자인하우스-고래집’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문화지대’가 형성됐다. 광주폴리 Ⅰ ‘푸른길 문화샘터’(2011년 승효상 작), 지난 5월 개관한 ‘신시瓦’ 등과 함께 지난 9월 ‘고래집’이 오픈하면서 푸른길 인근은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간 시민들의 문화 열기로 가득 찼다.

 

정민룡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시민 참여 프로그램 나도 디자이너 프로그래머는 “고래집을 방문해 디자인 공예품을 구경하고 인근 푸른길까지 둘러보는 관람객들이 많았다”며 “이번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계기로 고래집이 있는 동구 장동이 새로운 문화 명소로 부각됐다”밝혔다.

 

광주비엔날레 만의 전매특허 시민 참여 프로그램 ‘주말 콘서트’는 9월 7일을 시작으로 매주 주말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야외광장에서 50여 차례 펼쳐졌으며 ‘머시기 가질랑가’ 디자인 마켓에는 32여 개 팀이 참여해 솜씨를 뽐냈다.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린 59일 간은 관람객과 호흡하면서 함께 전시를 완성해나간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올해 전시는 개막 전부터 다양한 산업화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으며, 디자인이라는 아이디어가 상품이 되고 유통 판매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구현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농업과 남도 맛 등 지역 산업과 연계돼 이를 알리는 마케팅 효과와 산업화로의 발전 가능성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산업통상자원부․광주광역시가 공동주최하고, 재)광주비엔날레가 주관했으며 광주디자인센터가 전시에 참여했다.

 

스타투데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