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뉴스팀]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결과 요약
윤영배 3개 부문 : 올해의 음반, 최우수 모던록 음반, 최우수 모던록 노래
YELLOW MONSTERS 2개 부문 : 최우수 록 음반, 최우수 록 노래
선우정아 2개 부문 :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팝 음반
엑소 2개 부문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그룹)
조용필 2개 부문 :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노래
Glen Check : 2년 연속 동일 부문 수상 (10회, 11회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 각 부문별 수상자 -
[종합분야] - 총 4개 부문
올해의 음반 : 윤영배 [위험한 세계]
올해의 노래 : 조용필 ‘Bounce’
올해의 음악인 : 선우정아
올해의 신인 : 로큰롤라디오
[장르분야] - 총 15개 부문
최우수 록-음반 : YELLOW MONSTERS [RED FLAG]
최우수 록-노래 : YELLOW MONSTERS ‘RED FLAG’
최우수 모던록-음반 : 윤영배 [위험한 세계]
최우수 모던록-노래 : 윤영배 ‘위험한 세계’
최우수 팝-음반 : 선우정아 [It's okay, dear]
최우수 팝-노래 : 조용필 ‘Bounce’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 Glen Check [YOUTH!]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 엑소 '으르렁’
최우수 랩&힙합-음반 : Paloalto [Chief Life]
최우수 랩&힙합-노래 : 불한당 크루 '불한당가(不汗黨歌)'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 Zion.T [Red Light]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 JINBO 'Fantasy'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 나윤선 [Lento]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 살롱 드 오수경 [Salon de Tango]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 연주 : 김오키 [Cherubim's Wrath]
[특별분야] - 총 2개 부문
공로상 : 박성연
선정위원회 특별상 : 네이버 온스테이지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 총 3개 부문
남자 : 지드래곤(G-Dragon)
여자 : 이하이
그룹 : 엑소
[올해의 음반] 윤영배 [위험한 세계]
윤영배는 대중음악에서의 작가주의를 실천하는 보기 드문 음악가다. 이때의 작가주의는 작가의 세계관과 작품을 작가 자신의 삶 안에서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는 태도에 가깝다. 그리고 그런 시도는 대부분 헛되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 삶과 일치된 음악이라는 화두는 지향하기엔 쉬우나 실천하기엔 지나치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윤영배는 확실히 기이하거나 특이한 음악가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진심으로, 음악 앞으로 자신의 삶을 끌어오고, 그 둘을 일치시키려고 애쓴다. 무엇보다 음악적 결과물이 이런 고민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윤영배의 음악은 결과보다는 과정이고, 해답이라기보다는 질문이다. 그야말로 [위험한 세계]는 그의 삶 속에 위치하고 거기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맥락 없이 떠도는 파편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작가들도 그렇겠지만, 윤영배에 한해서라면, 안간힘을 다해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합일시키려고 애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앨범은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요컨대 이 세계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위험한 세계]는 바로 그 질문 자체로 만든 앨범이다. 촌스러울 정도로 엄격한 그의 작가주의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 선정위원 차우진
[올해의 노래] 조용필 ‘Bounce’
18집을 공개한 후 무려 10년이 지난 2013년 4월 23일에 19집 [Hello]의 공식 발매를 하기 전, 4월 2일에는 기자들과 음악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사전 수록곡 감상회를 했었고 앨범에 첫 번째로 수록된 곡 ‘Bounce’는 16일에 선 공개를 하며 각종 포털 사이트들과 SNS, 그리고 각 방송사의 정규 뉴스 시간에도 등장하는 이슈로 만들기도 했었다. 2013년의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를 살펴본다면, 대중성과 화제성을 더해 대표성을 가진 히트곡으로는 3곡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엑소의 ‘으르렁’, 크레용팝의 ‘빠빠빠’와 더불어 조용필의 ‘Bounce’를 지목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크레용팝은 노래 보다 율동(그 특유의 점핑댄스)이 곡을 상징했다고 생각되고, 엑소의 경우는 10대~20대를 중심으로 하는 특정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곡이었다는 생각이다. 그야말로 가요계와 더 넓게는 대중문화계를 들썩이게 하며 “바운스 열풍”을 만든 조용필 신드롬은 정식 개그 코너의 등장 및 주말 드라마 속에서도 “빤스~”라는 발음으로 흥얼거리는 할머니 캐릭터를 등장시켰으며 개그맨 정성호는 분장까지 하고 모창 솜씨를 더해 수시로 ‘Bounce’를 불러댔었다. 이전까지 조용필을 패러디하거나 모창하는 곡이 ‘비련’이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다면 2013년부터는 ‘Bounce’가 대신했다. 외국인 작곡가를 비롯해 여럿의 공동작품이자 현대적 작법과 감각을 지닌 곡으로 어린이들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올해의 노래”로 손색이 없는 곡이라 생각된다.
- 선정위원 성우진
[올해의 음악인] 선우정아
2013년 선우정아의 행보는 한국대중음악이 지닌 여러 ‘간극’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선우정아는 주류와 비주류라는 산업적 간극, 장르와 장르 사이의 음악적 간극, 창작자와 공연자라는 영역적 간극을 뛰어넘으며 자신의 노래가사처럼 오지랖 예술인의 혼을 불태우는 활약을 보여줬다. 작곡가, 보컬리스트, 프로듀서로서 참여한 자신의 정규 2집 [It's okay, dear]를 통해 보여준 음악적 완성도는 단연 탁월했으며, 자신이 연출을 맡은 콘서트에서의 퍼포먼스는 군계일학이라고 할 만큼 대단했다. 음악을 만드는 이성적, 감성적인 작업부터, 그것을 무대에서 실현하는 피지컬적인 능력까지 최상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2NE1의 ‘아파’, GD&TOP의 ‘Oh Yeah’를 만든 작곡하면서 동시에 뉴올리언스 재즈 밴드 러쉬 라이프의 보컬로 활동한 선우정아 자신의 극과 극의 이력이 주는 혼란스러움을 가볍게 뛰어넘는 것이었다. 한 가지 더, 선우정아는 음악인의 귀와 대중의 귀 사이의 간극마저도 넘으려 했다. “난해하다. 자극 없다. 안 섹시하다”고 말하는 대중에게 “억울하다. 편견이다. 이해는 한다”고 대답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어려운 음악’이 아닌 ‘좋은 음악’을 만들어 그들을 설득하려 한 것이다.
- 선정위원 권석정
[올해의 신인] 로큰롤라디오
2012년 한 해 동안 120회 가량의 공연을 한 팀이 있다. 그게 큰 페스티벌 무대든 작은 클럽공연이든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섰다. 그 무대 위에서 밴드의 합을 맞추고 만들어진 음악을 다듬고 경험을 쌓았다. 무대 위에 서는 횟수가 점점 더해지면서 많은 음악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EP는커녕 흔한 온라인 싱글 하나 없는 팀의 공연을 보기 위해 무대를 찾아 다니는 팬들이 점점 더 늘어났다.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의 '숨은 고수'와 CJ '튠업 뮤지션'의 11기 뮤지션으로 선정됐고, 대한민국 라이브 뮤직 콘테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3년 '헬로루키' 대회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며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증명했다. 2013년 10월에 나온 첫 앨범 [Shut Up And Dance]는 그 모든 기대와 관심을 충족시켜준 작품이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댄서블한 록 음악에 복고적인 스타일을 더해 듣는 이들을 모두 춤추게 만들었다. 멜로디와 그루브를 딱 듣기 좋게 담아냈고, 밴드만의 특별한 무드까지도 만들어냈다. 재능과 성실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왜 이들이 현재 가장 뜨거운 신인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물이었다. 요컨대 이들은 무대 위에서의 라이브와 녹음된 기록물 모두에서 보고 듣는 이들의 눈과 귀를 충족시켰다. 결코 쉽지 않은 두 마리 토끼를 신인 밴드가 다 잡아낸 셈이다. 이 밴드의 이름은 로큰롤라디오다.
- 선정위원 김학선
[최우수 록-음반] YELLOW MONSTERS [RED FLAG]
치열한 논의 끝에 [RED FLAG]가 최우수 록 음반으로 선정되었다. 논쟁은 길었지만, 결국 선정위원회는 이 앨범을 간과할 수 없었다. 세 번째 정규작인 본 음반에서 밴드는 펑크와 헤비메탈을 절묘하게 혼합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사운드로 한국 록의 한 지평을 열었으며, 어느새 전작들이 쌓아둔 높은 고지마저 탈환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원투 펀치인 ‘RED FLAG', ‘썩은 막걸리’를 접하는 순간, 특유의 캐치한 멜로디와 광란을 넘어 착란으로 인도하는 강렬한 리프의 조합을 듣는 순간, 승부는 정해졌다. 메시지 측면에서도 발군인데, 2013년 가장 위험한 음반이 윤영배의 [위험한 세계]였다면, 가장 통렬한 음반은 [RED FLAG]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제 ‘폭동(riot)’의 차원을 넘어 ‘적기(red flag)’를 흔드는 혁명군으로 진화한 이 괴물 앞에 장애물 따윈 있을 수 없어 보인다. 이들의 공연장에선 늘 극한으로 끓어오르는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놀라운 음반이다. 그저 함께 고함치고 부대끼고 뒹굴어대면 된다. 그 모든 의미에서 [RED FLAG]는 ‘최우수 록 음반’의 취지에 정확히 부합하는 작품이며, 향후 이들의 정치적, 음악적 행보를 궁금하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수상을 축하한다.
- 선정위원 이경준
[최우수 록-노래] YELLOW MONSTERS ‘RED FLAG’
밴드의 1번으로 이보다 어울리는 곡이 있을까. 음...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다. ‘RED FLAG’의 날 바짝 선 공격성과 저돌성은 ‘Destruction’, ‘Riot!’을 거쳐, EP [We Eat Your Dog]의 오프닝 넘버 ‘We Eat Your Dog’까지 내려온 하나의 전통이자, 팬들이 이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 맞다. 혹자의 견해처럼 다음 트랙 ‘썩은 막걸리’를 함께 이야기해도 좋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음악적 완성도, 메시지의 결 등 몇몇 변수를 고려했을 때 ‘RED FLAG’가 상을 받아야 마땅했다는 것에 다수가 동의했다는 점 또한 알아주기 바란다. 주지하다시피 노래는 한국 대중문화 전반을 향한 옐로우 몬스터즈의 냉철한 선전포고로 읽힌다. 베일 듯한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가운데, 내내 진지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밴드는 그 숱한 1류 펑크 그룹의 전범을 따라 기어코 청중을 춤추게 한다. 그래서 확신하건대, 이 곡은 훗날, 옐로우 몬스터즈가 배출한 가장 유쾌한 혁명가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이용원의 선구안은 언제나 옳으며, 우리는 그와 밴드를 여전히 신뢰한다. 그러니 아직 깃발을 흔들어댈 힘만 있다면 족하다. ‘올해의 도발’ 상을 주고 싶은 글귀를 들여다보며 마친다. Raise your flag! Are you ready?
- 선정위원 이경준
[최우수 모던 록-음반] 윤영배 [위험한 세계]
윤영배에게 노래란 결코 큰 의미가 아니다. 그가 제주도의 작은 마을에서 밭을 일구고 나무를 하듯, 노래하는 것 역시 그의 삶(생활)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조용히 노래해온 그가 데뷔 17년 만에 정식으로 음반을 발표하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이름을 알려왔다. 2010년 첫 음반 [바람의 소리]를 시작으로 1년에 한 장 꼴로 음반을 발표해온 그는 세 번째 음반이자 형식적으로는 첫 풀렝쓰(full-length) 앨범인 [위험한 세계]를 통해 조금은 달라진, 하지만 정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빼어난 윤영배의 세계를 보여줬다. 그동안 그의 노래들이 시무룩하게 은유적이었다면 [위험한 세계]에 담긴 노래들은 어느 때보다 직접적이다. 이에 대해 윤영배는 "이제는 그 언어들이 너무나 일상적인 말이 돼버렸다고 생각한다. 예전 같았으면 학구적인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말들이 이제는 광화문에서건 시청 앞에서건 길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말이 돼버렸다. 그래서 그 언어들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자본주의'로 시작해 '선언', '점거', '위험한 세계'를 지나 '구속'으로 마무리되는 앨범이지만 그 노랫말들은 윤영배의 여전한 정서와 태도를 만나면서 아름답게 빛난다. 지금 현재뿐이 아니라 과거, 미래까지의 이야기를 아프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음악으로 듣는 '오래된 미래'다.
- 선정위원 김학선
[최우수 모던 록-노래] 윤영배 ‘위험한 세계’
윤영배의 ‘위험한 세계’는 아름답게 펼쳐지는 비극적 풍경이다. 밀양과 용산과 두물머리와 강정마을이 떠오르는 동시에 여직 호명되지 않은, 그러니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싸움과 아직 쫓겨나지 않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지난 몇 해 동안 그는 그 장소들에서 비이성적인 국가권력과 싸우면서 동지들과 농사를 짓고 밥을 해먹었다. 이 곡 ‘위험한 세계’는 윤영배 3집과 제목을 공유하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이때 곡의 탁월함은 이런 지시적 기능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멜로디와 분위기에 담겨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보컬은 최대한 낮게 웅크리고 단순하게 반복되는 기타 리프는 적당한 공간감을 부여해 감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하지만 이런 반어적 특징은 단지 감정적 고양이 아니라 [위험한 세계]란 앨범을 관통하는 통시적 관점을 요구한다. 현장 활동가로서의 윤영배가 말하는 투쟁선언문이 아니라 윤영배라는 싱어송라이터의 본질적인 질문, 그리고 그것이 다시 돌고 돌아 이 곡을 듣는 사람을 향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노래의 ‘진정성’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과 경험하는 것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눈물겨운 노력, 실패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그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애씀이 이 곡이 겨누는 방향을 가리킨다.
- 선정위원 차우진
[최우수 팝-음반] 선우정아 [It's okay, dear]
선우정아가 프로듀서, 작곡가, 연주, 보컬리스트로 참여해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전형적인 모놀로그 형식의 음반이다. 온통 ‘선우정아 투성’인 이 음반이 뚜렷한 음악적인 성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선우정아가 지닌 음악적 성정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의 작곡가부터 재즈 보컬까지 소화해내는 선우정아의 음악적 오지랖은 다행스럽게도 이 음반에서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는 오리지널리티로 귀결됐다. 가사를 보면 어린 소녀가 나를 봐 달라고 조르는 듯한데, 그 음악적 완성도는 대단한, 야누스와 같은 음반이기도 하다. 사운드 면에서 의미를 부여하자면 싱어송라이터 앨범의 경우 유명한 세션 연주자를 쓰면 사운드가 뻔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고, 로 파이로 가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It’s okay, dear]는 그 두 경우를 절묘하게 피해갔다. 이는 단순히 곡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줄 아는 프로듀서적인 자질 덕분이다. 선우정아에게는 최근 유행어처럼 남용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표현도 모자라다. 종합 뮤지션이라는 표현이 알맞을 것이다.
- 선정위원 권석정
[최우수 팝-노래] 조용필 ‘Bounce’
2013년 조용필이 새 앨범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그에 대해 한국 대중음악사에서의 통사적 평가를 통해 갖고 있는 존경의 마음과는 별도로) 과연 그가 젊은 세대 중심으로 짜여있는 음악 시장에 어떤 ‘화제성’과 ‘신선함’을 부여하리라고 별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의 이전 두 장의 앨범들은 분명 괜찮은 곡들이 있었지만 드라마틱한 스케일과 원숙함만이 강조된 결과 젊은 신세대까지 그에게 열광하게 할 요소는 많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이번 신보, 특히 첫 노래로 앨범에서 공개된 ‘Bounce’는 뭔가 달랐다. 조용필은 아예 자신을 ‘가왕’이라 선입견(?)을 갖지 않은 해외 작곡가들의 트렌디한 사운드를 수용함과 함께 그것을 자신만의 레코딩 노하우와 원숙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청춘들도 편하게 듣고 흥겹게 환호할 경쾌한 팝/록 싱글로 완성해냈다. 그 결과 초등학교 어린이들부터 장년 세대까지 ‘Bounce’란 영어 단어를 유행어로 만들 만큼 국민적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일부 매니아들의 시선에선 음악적으로 어떤 혁신성이 있는 곡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해외 대중음악계와 달리 중견-고참 뮤지션들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적 결과물을 탄생시킨 사례가 많지 않은 2000년대 이후 한국 가요계의 현실에서 이러한 ‘순결한 팝송’을 완성할 수 있는 조용필의 능력은 분명히 모든 아티스트들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 선정위원 김성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Glen Check [YOUTH!]
데뷔작 [Haute Couture](2012)에서 성공을 일궈냈던 두 청년이 차기작에서도 홈런을 쳐내리라 예상했던 이는 드물 것이다. 이들은 단 한 장의 정규 앨범으로 한국 일렉트로닉의 강호가 되었고, 그 다음 작은 소포모어 징크스에 몰리기 좋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스페인 여행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완성해낸 [YOUTH!]는 이런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릴 번뜩이는 소리가 가득하다. 강렬한 편곡 안에서도 듣기 편한 선율이 탑재된 노래들은 전자음악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넘어 팝에 길들어진 대중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꾸며졌다. 특히, 앨범의 봉우리인 ‘Pacific’에서 발견되는 밴드의 청량감은 지구촌에서 즐기기에 충분한 일렉트로닉 넘버. [YOUTH!]를 통해 글렌체크는 장르 음악만 잘한 것이 아닌, 장르 음악을 소개해줄 설득력까지 갖췄다.
- 선정위원 이종민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엑소 ‘으르렁’
첫 앨범 [XOXO](2013)와 타이틀 곡인 ‘늑대와 미녀’로 활동하던 6월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엑소는 초능력이라는 다소 부끄러운 컨셉을 지닌, 코어 팬 층을 노리는, 다른 아이돌보다 인원 수가 조금 많은 그룹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이들을 2013년 가요계 태풍의 핵이자 소속사인 SM의 미래로 만든 건 다름 아닌 이 노래 ‘으르렁’이었다.
작곡가 신혁과 줌바스(Joombas) 뮤직이 함께 만들어 낸 이 걸출한 어번(Urban) 댄스곡은 긴장감 넘치는 네 마디 버스(verse)의 반복과 세 개의 주요 테마로, 얼핏 보기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100만 장’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12년 만에 한국대중음악계에 다시 소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교복 입은 소년들이라는 누구나 알지만 이제껏 없었던 절묘한 컨셉과 지금까지 한국에서 보아왔던 그 어떤 뮤직비디오보다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연출을 만나며 그 폭발력을 더했다. ‘으르렁’의 성공 이후 어번 스타일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남자 아이돌 시장과 HOT 이후 이어져왔던 1번 사나움(‘전사의 후예’), 2번 귀여움(‘캔디’) 이외의 새로운 선택지를 얻게 된 SM 역시 오랫동안 잊지 못할 노래일 것이다. ‘물러서지 않으면 다쳐도 모른’다던 소년들의 새푸른 호연지기. 아직까지 받아 들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 선정위원 김윤하
[최우수 랩&힙합-음반] Paloalto [Chief Life]
10년 넘게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으며 경력을 쌓아 온 팔로알토는 이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국의 힙합 장르 음악 시장의 소중한 버팀목 같은 인물로 자리를 잡았다. 더구나 주류 가요계 진출과 음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장르 아티스트를 표방하던 이들이 스스로 장르 색을 제거한 허술한 랩 음악으로 씬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상황에서 팔로알토가 발표한 [Chief Life]는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한다. [Chief Life]라는 타이틀 그대로 인정받는 음악인, 유명 힙합 레이블 수장으로의 삶을 그려내는데 앨범 전체를 할애한 그의 진심은 구차한 설명 없이 온전히 견고한 완성도로 설득력을 얻어낸다. 팔로알토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그의 앨범 중 가장 드라마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삶의 즐거움과 행복, 반대로 분노와 공격성까지 담아내고 있지만, 무게 있는 여유로움을 놓지 않는 톤으로 앨범 컨셉트에 어울리는 성숙함을 부여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팔로알토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힙합 장르 안에서 반복되는 자기과시의 멋을 누구보다 묵직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한다. 트렌드를 의식하지 않고 세련되게 마감한 비트 프로덕션 역시 랩과 훌륭하게 엮이며 완성도를 높였다. [Chief Life]가 팔로알토 경력의 정점이라 단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는 다시 한 번 한 해를 돌아볼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뛰어난 힙합 앨범을 만들어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강한 신뢰를 주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 선정위원 남성훈
[최우수 랩&힙합-노래] 불한당 크루 '불한당가(不汗黨歌)'
우리나라에 힙합이 소개되어 들어온 때부터 국악과의 결합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의 상당수가 양 장르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나 치열한 고민이 결여된 채 단순하게 고전적인 드럼 비트 위에 국악 악기 연주를 얹어 놓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돌아보면 아무래도 아쉬움이 있다. 그러던 중 국내 힙합씬 베테랑들이 ‘불한당’이란 이름 아래 모여 만든 이 노래는 판소리를 힙합의 틀 속에 세련되고 멋지게 녹여내며 국악과 힙합의 결합에 있어 성공적인 사례를 하나 더 추가했다. 곡에서는 풍성한 리듬부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리듬의 강세가 앞으로 뒤로 어색함 없이 자유롭게 옮겨 다니고, 추임새 역시 절묘하게 작은 빈틈을 채워가며, 후렴의 창과 드라마틱한 곡의 후반부로 넘어가며 등장하는 또렷한 건반음, 전자음 및 기타사운드가 어떠한 이질감도 없이 곡의 거대한 흐름 안으로 모인다. 네 명의 래퍼가 영어의 혼용 없이 짜낸 여유로우면서도 촘촘한 라이밍 역시 인상적이다. 이렇듯 ‘불한당가(不汗黨歌)’는 곡 자체의 성취도 대단하거니와 한국 힙합이 시작하던 모습과 나아가야 할 하나의 대안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2013년의 국내 힙합을 대표하는 노래로 꼽아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 선정위원 이병주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Zion.T [Red Light]
자이언티는 그동안 한국 알앤비 신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그루브와 보컬 스타일을 앞세우며, 진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추구하는 프로덕션, 보컬, 가사 등에서 힙합과 알앤비의 경계는 희미해졌고, 데뷔 적 감지되던 미국의 몇몇 아티스트 카피에 대한 약간의 우려마저 곧 만개한 재능과 개성 덕에 말끔히 날아가 버렸다. [Red Light]은 이러한 자이언티의 음악적 고유성과 탁월한 감각이 만들어낸 훌륭한 데뷔작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음악 세계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컨셉트를 짜고, 앨범의 흐름을 통제하는 등, 비단 싱어송라이터로서 능력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면모까지 가감 없이 드러난다. 뮤지션 스스로 전반적인 작업의 주도권을 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게스트 작곡가들(피제이, 그레이, 진보)과 협업은 소울, 펑크, 일렉트로 팝, 레게 등등, 여러 장르의 색이 ‘자이언티 스타일’ 아래 잘 버무려지는 결과를 낳았으며, 그 안에 국내 유일무이한 음색과 기술의 보컬이 어우러질 땐 본작의 가장 짜릿한 순간이 연출된다. 여기에 '뻔한 멜로디(Feat. Crush)’처럼 얼굴마담 격인 트랙 역시 단순한 대중적 노림수와는 차원이 다른 유려한 멜로디로 강한 한 방을 선사한다. 다소 부족한 듯 느껴지는 정규 트랙 수와 전편 ‘씨스루’보다는 못한 속편 ‘Babay’가 아쉽긴 하지만, 본작이 여러모로 한국 알앤비/소울 신에서 꾸준히 회자할 작품임은 분명하다.
- 선정위원 강일권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JINBO 'Fantasy'
‘Fantasy’는 알앤비/소울 계열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진보(JINBO)의 동명 2집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이미 데뷔 앨범 [Afterwork](2010)을 통해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진보는 본 싱글 ‘Fantasy’를 통해 다시 한 번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 곡은 정규 앨범 발매 이전 공개되었는데, 공개 직후 국내의 다양한 뮤지션들 및 많은 음악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화제가 되었다. 이 노래의 특징이라면 물 흐르듯 유연하고 매끄럽게 흘러가는 리듬과 더불어 쉽게 듣는 이의 귀에 다가오는 대중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멜로디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곡은 90년대 알앤비에서 느낄 수 있는 쫄깃함과 최근 알앤비의 특징인 전자음악 요소가 어색하지 않게 결합된 곡으로, 복고적인 색채와 세련미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 선정위원 이규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나윤선 [Lento]
나윤선이 그동안 얼마나 좋은 음반들을 내놓고, 그 음악에 준하는 호평과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구가했는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윤선은 이제 한국 재즈 보컬리스트 가운데 가장 우뚝한 봉우리이며, 그 위용은 단지 한국에서만 빛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녀의 음반에 대해 기대와 신뢰를 품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나윤선의 여덟 번째 정규 앨범 [Lento]를 호평하게 되는 것은 그저 나윤선의 작품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 앨범에 담겨 있는 음악들의 지독할 정도의 밀도와 몰입도는 나윤선의 전작과 궤를 달리한다. 나윤선이 추구하는 나윤선식 재즈의 정점을 보여주는 음악은 보컬을 연마하고 연출함으로써 강건함과 부드러움, 격렬함을 모두 아우르면서 빠져나갈 수 없이 단단한 음악으로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를 창출했다. 이 음반은 나윤선의 이름을 건 공화국이며 음악으로 발현될 수 있는 감정들이 현현한 완벽한 세계이다. 혼신의 힘을 다한 음악은 듣는 이에게도 그만한 쾌감과 열정을 이끌어내며 음악으로 말한다는 것, 음악을 듣는다는 것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일깨워준다. 가장 기본적이며 당연한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오늘, 우리는 기본의 가치를 꿋꿋이 지켜내는 이를 일러 대가라 했던가. 이제 나윤선의 이름을 더할 때다.
- 선정위원 서정민갑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살롱 드 오수경 [Salon de Tango]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은 예년과 같은 치열한 경쟁이 없었다. 그 중에서 돋보였던 음반은 피아니스트 오수경이 이끄는 살롱 드 오수경(피아노 오수경, 바이올린 장수현, 첼로 박지영, 베이스 고종성)의 [Salon de Tango]이다. 오수경이 4년여에 걸쳐 완성했다는 자작곡들은 탱고를 바탕으로 클래식과 재즈를 유연하게 넘나들고 있으며, 한 연인의 만남에서 헤어짐까지를 다룬 스토리텔링은 음반을 더욱 입체적으로 돋보이게 한다.
재즈탱고를 지향하는 살롱 드 오수경은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Nostalgia And The Delicate Woman]으로 같은 부문을 수상한 라 벤타나와 닮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재즈 연주자 출신으로 탱고음악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리더(각각 오수경, 정태호)가 밴드를 만들고 탱고나 재즈 등 장르에 얽매이기보다 자작곡을 통해 그들만의 음악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것이다. 특히 살롱 드 오수경은 클래시컬한 편성 안에서 멤버들 간의 단단한 호흡과 인상적인 즉흥연주로 재즈탱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리더 오수경의 작곡 및 프로듀싱 능력 또한 눈여겨볼 부분이다.
- 선정위원 안민용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연주] 김오키 [Cherubim's Wrath]
김오키와 [Cherubim's Wrath]에 참여하고 있는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음악에는 분노와 해학, 냉소가 교차한다. 이들의 연주는 격정적이지만 직선으로 달려가길 거부한다. 덕분에 언급한 정서가 직설적으로 표현되진 않는다. 오히려 이들의 연주는 음악 작업을 위한 밑그림이 되어 준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고스란히 음악으로 들려준다고 할 수 있다. 몸으로 문제를 이해해보려 다분히 애써보지만, 깨닫게 되는 것은 오직 부조리한 현실.
위악적이기까지한 김오키의 색소폰 소리는 세련됨 따위가 거리가 먼 날것의 소리다. 날것의 냉소라 하겠다. 그런데 놀랍게도 커버 아트 속 김오키의 얼굴 표정과 닮아있다. 시크한 척 냉소를 던지는 행위 따위와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처참하고 서글픈 현실 앞에서 해맑게 짓는 웃음에 담긴 지독한 비꼼이야말로 김오키의 색소폰 소리다. 블로잉은 무작정 지르기보다 길고 짧은 호흡을 돌려가며 다양한 소리를 찾는다. 그에 동조하는 다른 악기는 좀 더 악곡의 중심을 다잡아보려 노력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큰 틀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소리의 극단이 아니라 애써 무시하고 싶던 부조리함을 소리로 날로 까발린, 잊을 수 없는 연주다.
- 선정위원 조일동
[공로상] 박성연
재즈 보컬리스트 박성연,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온 한국 재즈의 대모
한국 재즈를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정의하기 이전에 한국 재즈는 반세기 이상 우리의 삶 언저리에 있어왔다. 1950년대 미8군 무대를 원년으로 삼는다면 반세기, 1978년 재즈클럽 야누스의 시작으로 본다면 35년 동안 시간을 함께 해온 것이다. 지금의 한국 재즈가 중흥기라고 하지만 1950년대 피폐한 상황 속에서 재즈를 만나 그 음악에 마음을 빼앗긴 연주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대한민국 재즈 1세대’라고 부른다. 물론 앞서간 선배들이 존재하기에 재고해야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재즈 하나만을 보고 걸어온 원로(元老)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보면 될 것이다. 이 질곡의 (한국재즈)역사에서 여성의 몸으로 모든 것에 부딪히며 가슴으로 노래한 이가 재즈 보컬리스트 박성연이다. 한국 재즈에 씨앗과 거름이 되어 온 그녀에게 재즈는 사랑이자 삶이자 목숨이다.
음악을 좋아한 부친의 영향으로 팝 음악을 일찍 알게 되고 이화여중고 졸업 후 오디션을 거쳐 미8군 무대에서 노래를 하게 된다.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위해 숙명여대(작곡과)에 입학하고 1974년 국내 최초의 재즈연주회인 ‘박성연 노래와 영상의 밤’을 열고, 1978년 신촌역 앞에 재즈클럽 야누스를 열게 된다. 클럽의 경영악화와 치열한 경쟁체제 속에서 존재자체가 기적인 야누스를 지금까지 지키며 그곳에서 한국재즈를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듬고 있다. 2013년에 박성연은 [세상 밖에서(The Other Side Of Park Sung Yeon)] 이후 15년 만에 리더작 [PARK SUNG YEON with strings]을 발표했다. ‘Everytime We Say Goodbye’ ‘Antonio's Song’ 등 그동안 즐겨 부른 유명 재즈 스탠더드와 자작곡 ‘물안개’를 부르고 있는데, 조명이 커진 어두운 스튜디오에 홀로 남아 무반주로 부른 ‘Danny Boy’의 감동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에 절절히 남아 있다.
- 선정위원 김광현
[선정위원회 특별상] 네이버 온스테이지
이제 음악은 사운드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굳이 나 MTV의 등장을 언급할 필요도 없다. 1980년대 이후, 그리고 인터넷의 등장, 특히 유튜브의 등장과 일상화는 음악을 늘상 들으면서 보고 보면서 듣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 엄연히 존재하는 자본력의 차이는 뮤지션들이 음악 영상과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게 했다. 물론 아이디어와 현장성으로 승부하는 뮤지션들이 없지 않았지만 질적 차이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네이버 온스테이지는 바로 그 간극을 훌륭하게 메워준 전문 매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온스테이지의 숙련되고 탁월한 영상과 조명, 음향, 편집, 연출에 힘입은 음악 영상들은 음악에 내재한 메시지와 사운드를 완벽하게 시각화해냈다. 소리와 무드를 모두 재현하는데 성공한 영상은 음악을 보고 듣는 즐거움을 확인시켜주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지난 3년간 매주 한 팀의 뮤지션을 소개하면서 온스테이지는 장르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럼으로써 좋은 음악, 좋은 뮤지션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으며 뮤지션들은 비로소 자신들을 대표할 수 있는 영상을 갖게 되었다. 온스테이지 제작진들의 꾸준함과 애정과 안목이 없었다면, 네이버문화재단의 후원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주류 매체의 외면 속에서 지키고 피워낸 음악 영상과 대중음악의 기준.
- 선정위원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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