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편의 일본 옴니버스 성인 영화, 희로애락을 말하다 <일본남녀상열지사> 1월17일 개봉
<거리의 여인>은 한천을 파는 여인과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 한 남자는 무사 신분이어서 그녀와 자주 만날 수 없어 편지로 사랑을 전한다. 다른 한 남자는 그 편지를 전하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순박한 배달꾼이다. 우뭇가사리로 만든 국수 같이 생긴 음식 ‘한천’을 파는 여인은 마침내 배달꾼을 방으로 들이고 한천을 은밀한 성적 도구로 사용한다. 남자만큼 순박한 표정을 짓던 여자의 얼굴은 어디 가고 도발적인 성적 행위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이칼라 걸의 성>은 훨씬 유쾌하다. 등장인물이 전통 의상만 입고 나오는 <거리의 여인>과 달리 <하이칼라 걸의 성적유희>에는 양복과 함께 현대적인 성기구가 등장한다. 남녀관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18세가 된 쿄코는 아버지의 다락방에서 남자 성기를 닮은 물건을 보고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녀와 함께 자란 고용인 ‘로쿠스케’와 물건들을 시험해 보는 장면은 웬만한 코미디를 능가한다.
<붉은 장미여인>은 전후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슬프고 무서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순간에 귀부인에서 거리의 창녀로 전락한 여주인공 ‘미키’는 야쿠자의 눈앞에서 온갖 성적 농락을 당한다. 그녀를 흠모하던 남자들은 무기력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녀의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함께 탐하려는 마음을 갖는다.
<로토 섹스>는 현대를 배경으로 게임 같은 부부관계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복권을 한 다발 사들고 온 젊은 부부는 침대 위에 복권을 얌전히 깔라 놓고 위에서 관계를 갖는다. 그래야 운이 좋다며. 하지만 백수 남편의 복권 사랑은 허황된 희망만 갖게 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색다른 복권을 제안한다. 당첨되면 섹스를 해주겠다고.
일본은 1년에 수백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영화 대국이다. 극장에서 개봉되는 영화 편수에 비디오로 출시되는 영화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몇 배로 늘어난다. 주로 비디오로만 출시되는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성인영화가 대부분을 차지 한다. 1970년대 이후로 일본 영화계는 로망 포르노 또는 핑크 영화라는 저예산 성인 영화가 일본 영화 시장의 주류를 이루었다. 나중에 유명해진 영화 감독들이 데뷔 초기에 돈벌이를 위해서 이런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재능 있는 감독들은 성인영화라는 장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넣기도 했다. 일본 성인 영화가 단순히 노출과 섹스로 채워지지 않고 뭔가 독특한 재미가 있는 것은 이러한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남녀상열지사>은 최근 만들어진 일본 성인 영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또한 네 편의 영화를 통해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달라지는 성문화의 풍속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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